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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격언을 증명하는 독서 에세이. 30년 경력의 독서교육전문가인 저자가 인생 후반기라는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기에 피와 살이 되어줄 일흔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중세 수도원의 수도자들의 독서법이었던 묵상독서는 그 어느 때보다 삶의 성찰이 필요한 순간을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읽어낼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데이비드 브룩스의 '두 번째 산',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켄 윌버의 '무경계' 등 총 일흔여 권에 달하는 책을 다룬 '나를 돌보는 묵상독서'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해 잠시 손에서 내려두었던 책을 다시 집어 들고 싶은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품위 있는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
우리 삶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눈다면 어디쯤이 후반기일까요. 굳이 숫자상의 나이로 구분 짓고 싶지 않아요. 스스로 인생 후반기라고 여긴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왜 독서를 해야 할까요. 여러 책들을 통해 저자가 깨달은 것은 독서가 자신을 알아가는 행위였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이 깨달은 것을 삶으로 살아내고자 애쓴다는 거죠. 특별히 '묵상독서'를 정한 것은 중세 수도승들의 묵상독서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래요. 수도승들은 경청하고, 읽고, 쓰고, 금욕적 수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했는데 이러한 깊은 이해와 묵상이 자기 돌봄의 행위라는 거예요. 요즘 사람들은 독서를 하면서 반드시 묵상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을 텐데, 내면의 자신을 만나기 위한 독서를 하려면 묵상은 필수라고 해요. 이 책의 부제는 '품위 있는 인생 후반기를 위하여'인데,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신을 더 온전한 존재로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으면 좋을 내용인 것 같아요. 다른 책 보다 더 천천히, 아주 조금씩 나누어 묵상하듯이 읽기를. "모든 괴로움의 한가운데에서, 다만 '무선택적 자각'으로 머물러 있어 보라.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괴로움도 '진정한 나'를 이루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했을 때이다. 그것들이 나의 중심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때, 비로소 자신의 괴로움을 비난하거나, 그것들에 분개하고, 원망하는 일도, 거부하거나 탐닉하는 일도 하지 않게 된다. " 위 문장은 켄 윌버의 "무경계"라는 책에 나오는데, 윌버는 '나'를 둘러싼 경계선 긋기를 '의식의 스펙트럼'이라는 말로 정리했어요. 우리가 말하는 '나'는 어디에 경계를 긋는가에 따라 아주 좁아지기도 하고 우주만큼 넓어질 수도 있는 거예요. 윌버에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과정은 곧 존재의 근원을 체험하는 것이며, 존재의 체험은 어떤 사람의 궁극적인 관심이고, 존재의 가장 깊은 본성은 그 상태인 영혼 사이의 만남이라는 거예요. 지금 이 순간 우리 안에서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주시하고 알아차리는 존재가 바로 진짜 나이자 영혼이라는 거예요. 윌버는 또한 자신의 책에서 칼 융의 말, "인간이 영혼을 박대할 때마다 생명의 생기가 우리에게서 빠져나간다. 이로 인해 인간은 신경쇠약과 격분, 정신의 불모 등의 대가를 치른다."라는 문장을 인용했는데, 이는 우리가 왜 자기 돌봄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우리가 읽기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마음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우리 존재의 존엄성을 일깨우며 삶을 긍정하는 힘을 얻기 위해서예요. 책 속의 책들, 서른여덟 편의 독서록이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준 것 같아요.
나를 돌보는 묵상
나이가 들다 보니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좀 더 나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거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중요시한다는 것들에 깊은 공감이 가더라고요. 성공보다는 행복이 그리고 가족, 사랑, 인간관계 같은 것들에 더욱더 신경을 쓰게 되고요. 그리고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남은 삶을 나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 역시 많이 하고 있고요. 이 책에서는 나답게 살기 위한 방법으로 수도승들의 묵상 독서를 이야기합니다. 독서의 중요성이나 독서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은 많지만, 중세 수도승들이 독서를 통해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통해 삶을 살아가고자 했다는 이야기에 대한 책은 처음 접하는 듯합니다. 책 속에서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았지만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새로운 책들을 간략하게나마 접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런 좋은 내용을 가진 책들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대표적인 묵상독서의 작가라고 하니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한 때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었던 때가 있었는데 다 비슷한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책을 읽고 변화가 없다고 느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책 속에 등장하는 책을 읽고도 왜 변화가 없는지를 물었던 분처럼 인문학 책을 읽는 것에 더 주력했던 것 같은데 왜 변화가 없었는지를 이제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책을 읽고도 실천하지 않아서 그렇다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는 저의 자세가 더 중요했음을 느낍니다. 그동안은 독서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독서를 하는 우리들의 행위에 대해서 그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돌보기도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인생을 독파하기 위한 독서법" 사색의 새로운 이름, 묵상독서
'나는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들까?' 세월이 지나면 모든 일이 익숙해지기 마련이라 말하지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인생입니다. 치열하게 살아온 젊은 날을 뒤로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해 후반기에 돌입했지만, 삶은 여전히 버겁고 어렵기만 하다. 이 답은 과연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30년 동안 사회 다방면에서 작가이자 독서교육전문가로 활동해 온 임성미는 영혼을 만나는 독서를 통해 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을 때 찾아오는 정적이 우리를 소음으로 가득한 일상에서 떨어트려놓음으로써, 그동안 귀 기울일 수 없었던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입니다. 이 침묵으로부터 비롯된 나 자신과의 대화는 그동안 나 자신이 살아오면서 무슨 상처를 입고, 어떤 아픔을 가졌는지에 대해 알 수 있게끔 돕습니다. 이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데 최적화된 독서법이 바로 묵상독서이다. 묵상독서는 중세 시대 수도원의 수도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영혼을 돌보기 위해 실제로 행해졌던 독서법입니다. 그들에게 독서란 글이 아닌 인생을 읽어내며 삶을 돌보기 위한 명상이었으며 그들이 얻고자 한 것은 지식이 아닌 통찰이었고, 이는 묵상이라는 행위를 독서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실현되는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해 앞으로 멋진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묵상독서를 현대로 소환해서 책을 읽기 전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부터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무엇이 우리 내면의 평화를 깨트리는지 등을 이야기하며, 그동안 외면해 온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마음의 귀를 열도록 만듭니다. 일상에서 자주 보는 말이 아니기에 낯설게 느껴지는 묵상도 누구든지 독서 수행자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