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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겪게 될 사안(성장, 불평등, 부, 노동, 여가, 문화, 소비주의, 기업가 정신)에 대해 놀랍고 흥미로운 예측을 쏟아냈다. 이 책은 케인스가 예측한 100년 후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21세기의 경제학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를 포함한 4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윌리엄 보몰 및 유명 대학의 경제학부 교수 등 당대 최고의 경제 석학 총 18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20세기 대사상가 케인스가 예측한 자본주의의 미래에 21세기 경제 석학들이 답하는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를 바로 이해하고 앞으로의 자본주의의 변화를 통찰하는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은이), 김성아 (옮긴이), 포레스트북스 (출판)

    케인스가 예측한 자본주의 미래는 얼마나 현실이 되었나?

    '다시, 케인스'에서 케인스의 글을 분석하고 현대적인 입장에서 분석한 경제석학은 총 18명이며, 이 중에서 4명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꼭 노벨경제학상을 받지 않았더라도 하버드대학교, UCLA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케인스의 글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2030년은 1930년에 비하여 4-8배 정도 경제적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고, 노동가능인구의 주당 노동 시간은 15시간으로 줄어들며 남은 시간을 여가 시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노동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이유는 경제성장과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긴 시간 노동을 하지 않아도 인간이 살기 위한 절대적 욕구가 충족될 수 있다는 의견을 썼다. 2023년 현재 국가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1930년에 비하여 4-8배 정도의 경제적(GDP) 성장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시간 자체는 주 40-52시간 정도로 맞추어져 있으며, 미국 같은 특수한 나라에서는 고소득자일수록 오히려 노동시간이 길어지기도 하였다. 노동시간이 줄지 않는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하나는 인간이 가진 욕구를 절대적 욕구와 상대적 욕구로 나눌 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상대적 욕구가 절대적 욕구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하며 이는 결코 충족될 수 없으며, 절대적 욕구 또한 경제가 성장할수록 변화한다. 따라서 인간의 욕구는 경제성장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였다. 두 번째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있었다. 많은 연구에서 직장이나 노동을 하는 것 자체가 소속감으로 표현되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었다. 경제적 성장으로 지역사회의 공동체 문화가 없어진 것이 노동시간이 줄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지역사회의 공동체 문화가 있다면 학력기 자녀가 하교 이후 공동체에서 해당 자녀를 키우기 때문에 돈이 덜 들지만, 공동체 문화가 없어지면서 자녀의 하교 이후의 안전이나 교육 등 돌봄 문제에 대한 것을 돈을 주고 서비스를 사야 하는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공동체 문화가 남았다면 그만큼 돈을 덜 벌어도 되어서 노동시간이 줄겠지만, 서비스를 사야 한다면 그만큼 경제력이 가족의 안전에 중요한 요소가 되어서 노동시간이 유지되거나 더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보통 2-3년 정도의 경제적 전망을 예측하는 경제학자와 달리 100년 이후의 미래를 예측하려고 했던 케인스의 대범함에 감탄하고 의외로 실제 경제적 전망 자체는 거의 사실로 맞춰 보린 분석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수 석학이 쓴 의견대로 케인스는 인간의 욕구 자체를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하였으며, 유럽과 미국 외 나라의 상황에 대해서는 배제한 것은 아쉽다. 아마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에서 한 추론이 엇나간 큰 이유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나라의 상황을 배제하고 인간의 상대적 욕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케인스의 실수 때문이 아니었을까?

    다시, 케인스

    경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케인스라는 이름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경제학의 대가라고 일컬어지는 케인스는 에세이를 통해 경제 성장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약 100년 후 경제 성장과 소득, 생활 수준 향상에 관해 훌륭하게 전망했지만 노동시간의 감소와 소비, 생활양식의 변화에 관해서는 틀리고 말았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여러 경제학자들이 경제문제가 해결된 이후의 사회에 관한 케인스의 이상적인 전망을 비판하고 그의 예측이 왜 틀렸는지에 대해 4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포함한 18명의 최고의 경제학자들이 당시 케인스의 예측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분석하고 그의 통찰에 관해 여러 논의를 제시하면서 케인스가 예측한 100년 후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21세기의 경제학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성장, 불평등, 부, 노동, 여가, 문화, 소비주의, 기업가 정신을 논하면서 케인스가 말한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이 21세기 초인 현재 실제로 어떻게 실현됐는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 속에서 다양한 경제학자들이 논하는 새로운 질문과 대답들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매우 매혹적이면서 강력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케인스는 2030년이 되면 자신의 손자 손녀 세대들이 마침내 저축이나 재산 축적 같은 경제 활동에서 해방돼 더 이상 일하지 않고 권태로울 정도의 풍요로움 속에서 예술, 여가, 시에만 전념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오늘날 현실을 보면 의학, 생화학, 교통, 컴퓨터와 통신 같은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룬 것은 물론이고 1930년부터 지금까지 거대한 경제 성장이 이루어졌음에도 정작 케인스가 상상했던 세계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책에서 담겨있는 경제 성장을 결정하는 요인들에 대해 놀랍도록 현대적인 설명과 100년 후의 생활 수준과 노동 형태에 대한 일련의 예측, 케인스의 윤리 철학 및 미학적 견해를 바탕으로 한 미래 생활양식에 대한 고찰을 통해 앞으로 지금보다 더 다변화되고 복잡화되는 현대사회 속 경제성장의 변화를 예측해 보는 기회로 삼는 것은 어떨까 싶다. 또한, 20세기 대사상가 케인스가 예측한 자본주의의 미래에 21세기 경제 석학들이 답하는 내용을 하나둘씩 따라가다 보면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를 바로 이해하고 앞으로의 자본주의의 변화를 통찰하는 지혜를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케인스 혁명, 그 유효성의 이해

    항간에 매크로 분석이 재미는 있겠지만 투자에 있어 큰 도움은 안된다 라는 얘기들이 있다. 주식투자를 업으로 삼고 있는 애널리스트 같은 투자자들의 이야기인데 정말 도움이 안 되는 것인지 이렇게 어려운 것을 이해하려 애쓰는 시간에 실물경제나 기업 분석을 더 하는 게 낫다는 역설적 표현인지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우리가 칭송하는 대가들도 비슷한 얘기를 자주 하고는 한다. 내일의 주가도 예측하기 어려운데 수년, 수십 년 뒤를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해 그 결과를 믿고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자기 만용이라는 취지로 말을 했다. 그렇다고 아무런 필요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필요하고 도움이 되기에 경체학이란 분야가 존재하고 이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하고 많은 정책 결정자들이 참고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취지에서 이 책은 많이 흥미롭다. 다른이 도 아니고 바로 케인스다. 무려 100여 년 전에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케인스의 사상 개혁을 주장했고 정부의 주도로 공공지출 정책을 통해 국가 전반의 부흥을 이끌어 국민 개인에게도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역설했으며 이론에 그치지 않고 직접 정치에도 참여해서 자신의 사상을 현실에 접목하고자 행동하기도 했던 그 인물이다. 바로 이런 대가의 이론을 100여 년이 지나서 현세대의 석학들이 분석하고 논의를 하는 내용이 이 책의 내용으로 흥미로운 기획의도라고 생각된다. 참여한 경제학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경력을 보면 세계 유수의 대학 경제학부 교수들이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까지 다수 포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시대의 석학들이 바라보는 케인스 이론의 유효성은 어떠할까? 결론적으로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결과이다. 다 맞았다면 역사는 바뀌었고 그에 따라 또 다른 결과가 이어져 다른 오류가 생겼을지 모른다. 이 책은 케인스의 이론을 평가하고 맞다, 틀 리다를 따지자고 쓴 게 아니라 시대를 거치며 회자되던 이론을 정리하고 현재 세계나 국가의 상황에 비추어 경제를 분석해 보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하나의 거시 경제학 소논문 모음 정도로 이해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누구나 들어는 봤을 케인스를 끌어왔고 그 이론에 빗대어 차근차근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많이들 관심 가질 왜 더 많이 일할까?라는 챕터인데, 읽으며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실리콘 밸리나 월가의 일 중독자들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가난한 노동자가 더 많이 일해서 돈을 벌어야 했고 돈 많은 자본가는 안정된 현금 흐름으로 노동 없이 부를 축적할 수 있었으나 현시대는 자기 성취와 도전 욕구를 가진 부자들이 많아지며 이들이 더 끊임없이 일하며 만족을 모르고 계속 달려 나간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일례일 뿐이다. 이처럼 다양한 이론들과 그 예시들이 거론되니 내 생각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읽어 볼만한 책이다. 꼭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 나가야 할게 아니고 목차를 살펴보고 본인에게 흥미가 있는 챕터부터 골라 읽고 나름 생각을 해보고 이어지는 관심 분야를 찾아도 무난하다. 내가 흥미로웠던 부분은 인간의 본성을 거론한 부분이 꽤 많고 이 인과관계에 따라 주장한 이론도 다수 존재하며 현시대에서 보기에 오류적인 부분도 이점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사람이 만들고, 집행하고 적용되는 대상 또한 사람이니 당연한 귀결이긴 하나 요즘 중요시 되는 행동경제학 적인 측면이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는 점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