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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단순히 집중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난당하고 있다"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는 법을 개인을 탓하는 걸 넘어 사회적 시스템을 향한 대담한 반론가인 요한 하리의 다시 집중하기 위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요한 하리 (지은이), 김하현 (옮긴이), 어크로스 (출판)

    몰입을 선택하다.

    "몰입은 하고 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를 뜻한다. 몰입은 우리가 아는 것 중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다." 여러분은 몰입을 원하시나요? 아마 대부분 원할 겁니다. 한 가지에 집중하면 결과에 상관없이 해냈다는 뿌듯함을 얻는 과정이 꽤 상쾌합니다. 몰입을 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주위의 소음을 피해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도 있겠지요. 동기부여를 위해 유튜브의 위드미 영상을 틀어놓기도 하고요.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몰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방법들이 과연 올바른 방법일까요? 위에서 몰입을 위해 실시하는 방법을 보면 모두 두 가지 행동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듣기와 일, 보기와 일. 두 가지를 동시에 하면서 몰입하려고 합니다. 이른바 멀티캐스팅입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는 멀티캐스팅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람이 두세 가지의 일을 할 때, 뇌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행동을 하다 다른 행동을 하려면 뇌는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더 많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할수록 뇌는 전환에 많은 시간을 씁니다. 그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동시에 한다고 여기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생각에 쏟는 시간보다 전환에 쓰는 시간이 더 많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것만큼 큰 시간 낭비는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뇌는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한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 한계에 도달하면 동시에 하는 일 중에 결과를 제대로 낼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결과가 아예 나쁘거나 어중간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합니다. 이 말은 자신이 몰입할 일을 선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선택을 우리가 할 수 있을까요? 어렵다고 봅니다. 우리는 경제적 불안을 막으려면 직업을 가져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경제적 가치가 높은 직업을 갖기를 바랍니다. 성적을 중요시하고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아이가 직접 찾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부모라는 울타리가 있을 때, 아이는 여기저기 기웃거립니다. 그중 마음에 드는 걸 해 봅니다. 자신의 호오를 직접 느낄 수 있겠지요. 좋아하는 걸 하다가 실패할 때도 있겠지요. 그때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그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성인이 되었을 때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요? 도전할 기회도 실패해 보는 경험도 스무 살이 넘어야 겪을 수 있습니다. 드디어 기회를 얻었는데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거듭되는 실패를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도 알지 못합니다. 더욱 안으로 움츠려 들기만 할 뿐입니다. 이런 생활을 지낸 사람은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 교육할까요? 아이가 스스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줄까요? 모르겠군요. 몰입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 몰입을 가르치기는 너무 어려워 보이거든요. 이 거대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 책에서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소셜 미디어, 건강한 식단의 부족, 수면 부족 등도 다루고 있습니다. 집중력을 낮추는 방법을 조목조목 설명합니다. 마지막에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자신이 실천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완전무결한 방법은 없는 셈입니다. 집중력을 앗아가는 '시스템'이 존재며, 그것을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충분히 있습니다. 수익이 되지 않는데 시스템을 바꿀 기업은 없습니다. 결국 '개인의 노력'으로 일궈내야 합니다. 이 책에서 당신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을 찾아보세요. 하나씩 타파해 봅시다. 제 최대의 원인은 멀티태스킹입니다. 멀티태스킹을 중점으로 다룬 이유입니다. 그런데 BGM 끄기를 실천하기는 어려워요. 적막한 공간에서는 뭔가 할 맛이 나지 않습니다.

    도둑맞은 집중력

    처음에는 집중력에서 시작합니다. 저자 스스로, 자신의 집중력을 갉아먹는 많은 것들로부터 도피하면서 책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스마트폰과 SNS, 이메일과 메시지로부터 강화되는 우리의 집중력 저하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으나 우리가 이러한 것의 중요함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그러다가, 이러한 문제로 인한 집중력이 다양한 디지털 기반 기업들의 전략 때문이라는 음모론에 잠시 한 발 담갔다가, 문제의 해결은 개인에게서 찾기보다는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이 괴랄한 흐름이, 올해의 독서가 될 뻔한 이 책을 용두사미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 되는 멀티태스킹, 몰입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다양한 테크놀로지들, 수면 질의 저하 및 끊임없는 딴생각에 단문 중심의 읽기 경험들은,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랬다면 작가는, 왜 우리에게 집중력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책은 다른 방향을 선택합니다. 집중력은 왜 필요할까요. 무언가를 이루고 성취하기 위해서입니다. 왜 이루고 성취해야 할까요? 사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이 성취의 이유에 대한 고찰입니다. 왜 성취하여야 하는가를 발견하지 못한 채, 무언가에 몰두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지 모릅니다. 따라서, 이 책은 동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작은 팁을 안겨줍니다. 예컨대, 집중력 저하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와 시스템의 문제 같은. 스스로를 비난하는 것보다는, 사회의 인식 변화와 시스템의 변화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려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명확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은, 굳이 집중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저렇게 하면, 같은 이야기보다 필요한 것은, 과연 우리는 어떤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가치론적인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잦은 멀티태스킹부터 불충분한 수면까지 산만한 사회에 집중하는 방법 찾기

    우리는 어떻게 집중력을 도둑맞고 있을까. 저자는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도둑들을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들'과 '너무 적어서 문제인 것들'로 나누어 설명해야 합니다. 멀티태스킹,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과각성 상태, 테크 기업의 전방위적인 감시와 조작은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들이고, 수면 시간과 소설 읽기 경험, 몰입의 체험, 영양가 있는 음식은 너무 적어서 문제인 것입니다. 바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멀티태스킹의 문제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쏟아지는 일을 완수하기 위해 동시에 여러 개의 창을 띄워놓고 이 창에서 저 창으로 넘어가는 멀티태스킹을 수시로 실행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정말 효율적일까? 우리가 잦은 멀티태스킹을 하는 동안 뇌는 과제를 바꿀 때마다 재설정되어 버립니다. 여러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욕심내는 사이, 오히려 당신의 집중력과 작업 속도는 이미 현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에게 만연한 스트레스와 과각성 상태도 집중력을 심각하게 빼앗아갑니다. 만약 화가 난 곰 한 마리가 매일 우리를 공격한다고 가정해 보면 곰이라는 명백한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 뇌는 늘 위험 요소를 탐색하며 경계하는 '과각성 상태'에 돌입합니다. "과각성은 본질적으로 가는 곳마다 곰을 찾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초점은 잠재적 위험의 단서에 맞춰져 있어요. 현재 일어나는 일을 느끼거나, 배워야 할 수업을 듣거나,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요." 곰을 경계하듯이 우리는 여러 위험을 경계하며 살면서 정작 집중해야 할 곳에는 마음을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수면 시간은 집중력을 훔쳐가는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는 일종의 '청소'가 벌어집니다. 뇌척수액이 낮 동안 머릿속에 쌓인 독성 단백질을 청소하는, 일명 '브레인워싱'을 부지런히 실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을 자지 못한 사람들의 기억력 수행 능력은 20퍼센트에서 30퍼센트 감소하며, 이 시간이 길어지면 술에 취한 것만큼 인지 능력이 손상됩니다. 음식은 어떨까? '우리는 당 떨어진다'라고 말하며 짧고 굵게 집중하기 위해 설탕과 탄수화물이 잔뜩 든 간식을 먹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값싸고 형편없는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선 혈당이 치솟았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롤러코스터' 현상이 발생합니다. "BMW 미니 Mini에 로켓 연료를 넣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가 되는 것이다. 부족한 수면과 영양은 우리를 제대로 집중할 수 없는 컨디션으로 만듭니다. 이 밖에도 남발되는 ADHD 진단, 충분하지 못한 딴생각할 여유 등 저자는 우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집중력을 빼앗기는지, 그리고 어떤 원인들이 우리를 그렇게 몰아가는지를 전 세계의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자신이 직접 참여한 실험 등을 통해 소개합니다.